본문 바로가기
피아노

190910 귀와 손가락 사이

by 문수😁 2019. 9. 15.

 오늘의 연습시간은(또) 1시간 30분... 일주일만에 온 건데 오지게도 짧았다. (또) 선택과 집중을 해야했다. 그래서 오늘은 체르니30과 소나티네만 열심히 연습했다. 사실 반주법을 꼭 연습해야했는데, 2주 내내 한 번도 안 펼쳐봄...

 

  가자마자 체르니30을 1번부터 쭉 쳤다. 1번 곡은 정말 신기한 것이, 이제 좀 적응했다, 혹은 완성했다 싶으면 여지없이 무너진다. 2번 곡부터는 크게 퀄리티에 변동이 없는데 유독 1번만 그렇다. 오늘도 연습하는데, 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서 애를 먹었다. 아놔... 하지만 이제는 미련이 없어요, 나는 5번 곡으로 후딱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에요. 그래서 4번까지 간단하게 한 번 씩만 쳐보고(그 사이에 너무 못 쳐서 스스로 욕도 좀 하고), 바로 5번 곡을 연습했다.

 5번 곡은 리듬이 낯설었다. 부르크뮐러25 6번곡의 후반부를 치는 느낌과 약간 비슷했다. 그래서 겁을 먹고 시작했는데, 저번 수업 때 초견이나마 연주해본 덕분인지 리듬을 익히기가 수월했다. 결정적으로 곡 자체가 발랄하고 재밌었다. ㅋㅋ 핵노잼 곡이었던 4번을 연습하다가 5번으로 오니 멜로디가 귀에 짝짝 달라붙는 게 아주 연습하기 좋았다.

 

 하지만 오늘의 주 목표는 체르니가 아니었다. 나는 클레멘티의 op.36 no.1 소나티네를 연주하기 위해 왔다 이 말이야. 저번 시간에 진도나갔던 제시부를 쳐봤다. 와, 더럽게 못 쳤다. 속도를 확 늦춰서 한 번 더 연주해봤다. 그랬더니 좀 들어줄 만 했다. 하지만 여전히 두번째 줄부터는 엉망진창이었다. 소리가 무겁고, 어깨에도 자꾸 힘이 들어갔다. 힝... 그래서 그 짧은 제시부만 40분 정도 연습했다. 그러다보니 소리가 많이 나아지고, 곡의 흐름이나 셈여림도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...

 고 생각했는데! 막상 선생님 앞에서 연주하니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었다. ㅠㅠ. 하지만 선생님은 굉장히 만족하시면서, 조급해하는 나를 달래주셨다. 그러고보면 지금 진도가 전혀 느린 게 아니다. 초등학생 친구들이 체르니 중 한 곡을 한 달 씩 연습하는 걸 생각하면 지금 내 진도는 실력에 비해 감지덕지해야 하는 수준이다. 성인이기 때문에 나는 내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, 선생님은 두번째 연습에서 이 정도로 치는 것도 대단하고 소리도 좋은 편이라고 말씀해주셨다. 쌤, 감동이에요...

 그 칭찬만으로도 충분히 기뻤을 텐데, 오늘은 무려 발전부까지 진도를 나갔다. 발전부 전체를 연습하기엔 좀 벅차서 그 중에서 절반만. 그러니까 1악장의 딱 절반까지 배운 것이다. 근데 선생님이 어려울 거라고 짐작하셨던 부분은 너무 쉽게 연주했고, 오히려 임시표만 붙어있지 연주 자체는 쉬운 부분에서 손이 난리가 났다 ㅋㅋㅋ... 초견 못해서... 동체 시력 부족이라고 핑계를 대본다^^ 아무튼 재밌다. 그렇게 고대하던 소나티네를 조금씩 완성해나가는 이 감각이 정말 새롭고 기쁘다.

 

 그리고 다시 체르니를 레슨받았다. 5번곡을 오늘 한 번밖에 연습하지 못해서 자신이 없었는데, 역시 겁나게 못 쳤다. 몸이 엄청 긴장하고 연주하는 게 느껴졌다. 사실 레슨 받을 것도 없었다. 뭘 연습해야 받지... 그래서 5번 곡은 아마 다음주 쯤에야 완성할 수 있겠다.

 그나저나 6번 곡부터는 정말 노잼of노잼의 연속이라 넘나 걱정되는 것. 체르니로 쌓은 노잼 소나티네로 치유해야 하는 것... 게다가 반주법은 영원히 치지 못하는 것... 어카냐...

'피아노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190918 쓰린 역풍을 맞고  (0) 2019.09.24
190911 한 책만 팬다  (0) 2019.09.24
190903 1차 목표 달성하기  (0) 2019.09.15
190827 불성실한 성인은 언제쯤  (0) 2019.08.28
190823 있을 때 잘하자  (0) 2019.08.24